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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의 기도 (2학년 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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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구인애
작성일 10-03-31 10:25 | 조회 9,015 | 댓글 0

본문

현지의 기도




연지초 2년 임난희




현지는 선생님이 매를 드실 때마다 빠지는 일이 거의 없었어요.

며칠 전 점심시간에는 금지 구역인 4층 옥상에 올라갔다가 교장 선생님께 붙들려 또 혼이 났어요.

“아이고 이 녀석아. 거긴 왜 올라간 거야?”

“저어~ 기도하려고요.”

“뭐? 기도? 그 높은 데서?”

“제일 높은 곳에서 하면 제 기도를 들어주실 것 같아서요.”

“야! 누가 보육원 출신이 아니랄까 봐. 정말 웃긴다.”

아이들이 수군거렸어요.

하지만 진수는 보육원에 살면서도 늘 씩씩한 현지가 좋았어요.

모두가 기다리던 5교시 과학 시간이 되었어요.

아이들이 복숭아 줄기를 관찰하기 위해 면도칼로 줄기를 자르고 있을 때였어요.

“안 돼! 안 된단 말이야!”

현지였어요.

“선생님! 아기 가진 복숭아가 가여워서 저는 못하겠어요. 복숭아가 얼마나 아프겠어요.”

금세 교실 안은 조용해졌고 선생님도 얼굴이 빨개지셨어요.

‘아기를 가진 봉숭아? 현지는 아까 옥상에서 무슨 기도를 했을까?’

진수의 마음도 무거웠어요.

다음 날 현지는 또 숙제를 해 오지 않았어요.

“이게 마지막 매구나, 여러분 모두 기뻐해 주세요. 현지는 새 부모님을 찾아 미국으로 입양되어 간대요.”

“네? 미국으로요?”

“현지야, 앞으로 어떤 일이든 참고 견디면 모두에게 사랑받는 사람이 될 거야. 알았지?”

항상 씩씩하던 현지는 눈물을 뚝뚝 흘리고 있었어요.

그 후 현지를 볼 수 없었지요.

그러던 어느 날 진수에게 편지 한 통이 날아들었어요.

“진수야! 나 매일 매 맞던 현지야. 그 동안 많이 고마웠어. 비겁해 보일까봐 가기 싫다고 말은 못했지만 옥상에서 한 내 기도는 거기 살게 해달라는 거였어. 하지만 난 어디서든 씩씩하니까 걱정하지 마.”

진수는 씩씩한 현지를 생각하며 빙그레 웃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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