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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상)정효숙-바보가_된_우혁이

페이지 정보

작성자 구인애
작성일 13-02-18 16:26 | 조회 9,024 | 댓글 0

본문

바보가 된 우혁이
정 효 숙


축구선수가 꿈인 우혁이는 학교 수업이 끝난 후 운동장에서 매일 축구를 해요. 친구들과 신나게 축구할 때가 세상에서 가장 행복했지요. 뙤약볕 아래에서도 우혁이는 전혀 덥지 않았어요.
어느 날, 서울에서 살고 있는 우혁이의 부모님이 컴퓨터를 보내주셨어요.
“아저씨 이 거 뭐예요?”
수아는 컴퓨터를 설치하던 아저씨에게 물었어요.
“응, 이건 말이다. 멀리 있는 사람과 얼굴을 보며 이야기 할 수도 있고,  세상 모든 이야기가 담겨 있는 보물 상자 같은 거란다.”
아저씨는 아이들을 바라보며 말했어요.
“보물상자요? 그럼 진짜 여기에 보물이 들어 있어요?
엽이는 컴퓨터를 신기한 듯 바라보았어요.
“그럼~ 그렇고 말고. 잘 사용하면 너를 보물처럼 빛나게 해주지만 잘못 사용하면 바보가 될 수 있으니 잘 사용해야 한다.”
“와~ 이제 엄마 아빠 얼굴 보며 통화할 수 있다!”
우혁이가 신이 나서 큰소리로 말했지요.
친구들은 우혁이를 부러운 듯 쳐다보았어요.
그날 밤, 우혁이는 오랜만에 부모님과 화상채팅으로 얼굴을 보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어요.
그렇게 며칠이 지났어요.
우혁이는 이제 친구들과 운동장에서 축구를 하지 않았어요. 대신 컴퓨터로 축구게임을 했지요. 운동장에서 축구를 할 때보다 훨씬 재밌었어요. 자기가 원하는 포지션을 모두 뛸 수 있고 마치 축구감독이 된 듯 전략을 짜기도 했어요. 
 이제 우혁이는 수업이 끝나자마자 집으로 곧장 가서 컴퓨터를 켰어요. 매일 늦은 밤까지 인터넷을 하다가 학교에 지각하는 날도 많아졌어요.
“우혁이, 너 요즘 이상해. 우리랑 놀지도 않고 매일 컴퓨터만 하고”
수아가 뾰루퉁한 표정으로 말했어요.
“니들하고 노는 거 재미없어. 컴퓨터 속에도 친구들은 얼마든지 있다고~
니들처럼 더럽게 흙 묻히고 공놀이 하는 거, 이제 그만 할래.”
우혁이는 친구들을 무시하며 지나쳐버렸어요.
“우리 이제 우혁이랑 놀지 말자.”
친구들은 화가 났어요.
우혁이는 수업시간에도 인터넷게임이 하고 싶었어요. 마음속에 짜증과 미움이 조금씩 싹트기 시작했지요. 작은 일에도 화가 나고, 무엇을 하든 즐겁지 않았어요.
그러던 어느 날 체육시간에 우혁이가 학교 운동장에서 쓰러졌어요.
의사 선생님은 우혁이가 방안에서 컴퓨터만 하느라 햇볕도 보지 않고, 음식을 잘 먹지 않아서 병이 생겼다고 하셨어요. 우혁이는 병실 복도에서 혼자 울고 계신 할머니를 보자 자꾸만 눈물이 나왔어요.
‘게임만 하느라 밥도 안 먹고 화만 내고… 결국 이렇게 되고 말았어…….’
우혁이는 자신이 너무나 부끄럽고 할머니에게 죄송한 마음이 들었어요.
그때, 친구들이 병실로 들어왔어요.
“너 왜 혼자야, 그 많다던 인터넷 친구들은 너 아픈데 문병도 안 오니?”
수아가 비꼬듯 말하자 엽이는 수아의 옆구리를 툭 쳤어요.
“애들아, 미안해. 나 용서해줘. 그리고 나… 축구 같이 해도 돼?”
“당연하지. 넌 언제나 우리 친구잖아!”
엽이가 활짝 웃으며 대답했어요.
셋은 서로 얼굴을 마주 보며 활짝 웃었어요.
퇴원 후 우혁이는 예전처럼 친구들과 운동장에서 축구도 하고, 인터넷으로 수업 자료들을 함께 찾아보며, 신나는 여름방학을 보냈지요.
“야! 이거 진짜 보물 상자다. 그치? 없는 게 없어!”
인터넷에서 자료를 찾던 엽이가 말했어요.
“그런데, 잘못하면 바보 된다. 나처럼…….”
우혁이는 쑥스러운 듯 머리를 긁적이며 말했지요.
“뭐~ 바보! 하하하하”
우혁이의 방안에는 친구들의 웃음소리가 가득했답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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