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상)최문자-얘들아,_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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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구인애
작성일 13-02-18 16:28
조회 9,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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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상)최문자-얘들아,_놀자!.hwp(28.5K)[2]2013-02-18 16:28:18
본문
얘들아, 놀자!
최문자
“민재야, 노올자!”
축구공을 든 동현이가 불렀어요.
“싫어! 나 지금 바빠!”
민재는 나가보지도 않고 컴퓨터만 보며 대답했어요.
“치, 너 다음에 놀자고 하면 안 놀아 줄 거야.”
동현이가 입을 쑥 내밀고 돌아갔어요.
‘괜찮아! 안 놀아줘도 돼. 게임이 훨씬 더 재밌거든!’
민재 손가락은 컴퓨터 글자판 위에서 춤을 췄어요.
“민재야, 나와서 간식 먹어라. 너 좋아하는 도너츠 사왔어.”
장에 갔다 오신 엄마가 주방에서 민재를 불렀어요.
“안 먹어요!”
민재는 멈출 수가 없었어요. 지금 막 왕을 깨려던 참이거든요.
“너 이따 배고프다고 하지 마.”
엄마 목소리가 높아졌어요.
‘괜찮아요. 게임하면 배도 안 고파요.’
컴퓨터 화면이 자석인가 봐요.
민재 얼굴이 점점 다가가요.
눈동자가 왼쪽 오른쪽, 위쪽 아래쪽, 뱅글뱅글 돌아요.
“민재야, 엄마 아빠랑 할머니 댁에 가자.”
퇴근 하신 아빠가 민재에게 말했어요.
“전 안 갈래요. 할머니 댁은 재미없어요.”
컴퓨터 화면과 뽀뽀할 것처럼 가깝게 얼굴을 대고 아빠는 보지도 않았죠.
“밤늦게 올 건데 혼자 있을 거야?”아빠 얼굴이 찌그러졌어요.
‘혼자면 더 좋죠! 신나게 게임하면 되니까.’
엄마, 아빠는 민재를 두고 옆 동 할머니 댁에 가셨어요.
이제부터 신나는 민재세상이에요.
“이리 들어와, 너도 같이 싸우자.”
게임 속 기사가 민재에게 손짓했어요.
“정말? 야호 신난다.”
민재는 화면 속으로 얼굴을 쓱 들이밀었어요.
민재는 기사가 되어 괴물들과 싸웠지요.
“내 칼을 받아라! 마법 부메랑!”
괴물들이 쓰러졌어요.
민재는 점점 더 영웅이 되었지요.
“드디어 만났구나. 대마왕! 오늘 내가 너를 박살내 주마!”
대마왕만 깨면 민재가 승리하고 최고의 영웅이 되는 거예요.
“크크크, 꼬맹이 녀석! 겁도 없이 덤벼? 내가 너를 혼내주마!”
민재는 마법 검과 안개, 파워 번개를 모두 써서 괴물대왕과 싸웠어요.
“야아압!”
괴물이 지르는 소리와 함께 엄청난 충격이 온 몸에 퍼졌어요.
“으악!”
민재는 컴퓨터 밖으로 튕겨 나왔어요.
“아휴, 아깝다. 이길 수 있었는데.”
다시 게임을 하려는데 손이 이상해요.
“어? 내손이 왜 이렇지?”
글쎄 손이 엄마 고무장갑을 낀 것처럼 커다랗게 부풀어 있지 뭐예요.
욕실로 달려가 손을 씻어보았지만 소용없었어요.
“어떡해, 내 눈!”
벽에 있는 거울을 보고 민재는 소리를 질렀어요.
온통 빨갛고, 눈 꼬리가 쑥 올라간 무서운 눈이 민재를 보고 있는 거예요.
세수를 해 보았지만 소용없었어요.
민재는 어쩔 줄 모르고 거실에서 왔다갔다 했어요.
배에서는 꼬르륵, 꼬르륵 난리가 났어요.
창자가 꼬이는 것처럼 아파요. 아니, 배가 고파요.
소파에 털썩 앉았어요.
베란다에 뭔가 있어요.
게임 속 대마왕이 서있는 거예요.
크크크, 웃으면서 말이에요.
“엄마야, 살려주세요!”
두 손으로 얼굴을 가리며 몸을 웅크렸어요.
“민재야, 왜 이러고 있어?”
얼굴을 들어보니 엄마와 아빠가 눈앞에 서계셨어요.
“게임도 안하고 거실에 있으면서, 엄마, 아빠 들어오는 소리도 못 들었어?”
민재는 엄마에게 와락 안겼어요.
“엄마, 게임 대마왕이… 아니 내 손이 풍선이 됐어요. 이것 봐!”엄마, 아빠 앞에 손을 쫙 펼쳤어요.
그런데 손이 아무렇지도 않아요.
“어? 이상하다!”
엄마, 아빠는 빙그레 웃으시며 들고 있던 통에서 족발을 꺼내셨어요.
“할머니가 족발 삶으셨다고 주시더라. 우리 민재 좋아한다고.”
민재는 족발 하나를 얼른 집어 들었어요.
“민재야, 게임이 그렇게 좋아?”
아빠가 물으셨어요.
민재는 족발을 먹으며 고개를 끄덕였지요.
“하지만 진짜로 민재 손이랑 눈이 그렇게 변하면 어떡하지?”
엄마가 웃으며 물어보았죠.
“그럴 리가 없어요. 하지만… 앞으로는 주말에 조금씩만 할게요. 약속해요.”
민재 말에 아빠가 엄지손가락을 치켜드셨어요.
민재는 입이랑 손이랑 기름범벅이 되면서 족발을 맛있게 먹었어요.
“동현아, 노올자!”축구공을 든 민재가 동현이네 집 앞에서 불렀어요.
“너 안 논다며?”
입을 삐죽이며 동현이가 말했어요.
“아, 그때는 내가 컴퓨터가 젤 좋은 친구인 줄 알았거든. 그런데 컴퓨터는 꼭 필요한 친구지만 너무 친하면 안 돼.”“야, 너무 친하면 안 되는 친구가 어디 있어? 컴퓨터는 친구가 아니라 물건이지.”
“맞아, 컴퓨터는 친구가 아니라 편리한 물건이지. 친구는 너지!”
“그걸 이제 알았냐? 이번 한 번 봐준다. 가서 놀자.”동현이는 공을 뺏어 들고 놀이터로 뛰어갔어요.
“야, 같이 가!”
민재도 덩달아 뛰었어요.
바람이 살랑살랑 따라갔어요.-- 끝--
최문자
“민재야, 노올자!”
축구공을 든 동현이가 불렀어요.
“싫어! 나 지금 바빠!”
민재는 나가보지도 않고 컴퓨터만 보며 대답했어요.
“치, 너 다음에 놀자고 하면 안 놀아 줄 거야.”
동현이가 입을 쑥 내밀고 돌아갔어요.
‘괜찮아! 안 놀아줘도 돼. 게임이 훨씬 더 재밌거든!’
민재 손가락은 컴퓨터 글자판 위에서 춤을 췄어요.
“민재야, 나와서 간식 먹어라. 너 좋아하는 도너츠 사왔어.”
장에 갔다 오신 엄마가 주방에서 민재를 불렀어요.
“안 먹어요!”
민재는 멈출 수가 없었어요. 지금 막 왕을 깨려던 참이거든요.
“너 이따 배고프다고 하지 마.”
엄마 목소리가 높아졌어요.
‘괜찮아요. 게임하면 배도 안 고파요.’
컴퓨터 화면이 자석인가 봐요.
민재 얼굴이 점점 다가가요.
눈동자가 왼쪽 오른쪽, 위쪽 아래쪽, 뱅글뱅글 돌아요.
“민재야, 엄마 아빠랑 할머니 댁에 가자.”
퇴근 하신 아빠가 민재에게 말했어요.
“전 안 갈래요. 할머니 댁은 재미없어요.”
컴퓨터 화면과 뽀뽀할 것처럼 가깝게 얼굴을 대고 아빠는 보지도 않았죠.
“밤늦게 올 건데 혼자 있을 거야?”아빠 얼굴이 찌그러졌어요.
‘혼자면 더 좋죠! 신나게 게임하면 되니까.’
엄마, 아빠는 민재를 두고 옆 동 할머니 댁에 가셨어요.
이제부터 신나는 민재세상이에요.
“이리 들어와, 너도 같이 싸우자.”
게임 속 기사가 민재에게 손짓했어요.
“정말? 야호 신난다.”
민재는 화면 속으로 얼굴을 쓱 들이밀었어요.
민재는 기사가 되어 괴물들과 싸웠지요.
“내 칼을 받아라! 마법 부메랑!”
괴물들이 쓰러졌어요.
민재는 점점 더 영웅이 되었지요.
“드디어 만났구나. 대마왕! 오늘 내가 너를 박살내 주마!”
대마왕만 깨면 민재가 승리하고 최고의 영웅이 되는 거예요.
“크크크, 꼬맹이 녀석! 겁도 없이 덤벼? 내가 너를 혼내주마!”
민재는 마법 검과 안개, 파워 번개를 모두 써서 괴물대왕과 싸웠어요.
“야아압!”
괴물이 지르는 소리와 함께 엄청난 충격이 온 몸에 퍼졌어요.
“으악!”
민재는 컴퓨터 밖으로 튕겨 나왔어요.
“아휴, 아깝다. 이길 수 있었는데.”
다시 게임을 하려는데 손이 이상해요.
“어? 내손이 왜 이렇지?”
글쎄 손이 엄마 고무장갑을 낀 것처럼 커다랗게 부풀어 있지 뭐예요.
욕실로 달려가 손을 씻어보았지만 소용없었어요.
“어떡해, 내 눈!”
벽에 있는 거울을 보고 민재는 소리를 질렀어요.
온통 빨갛고, 눈 꼬리가 쑥 올라간 무서운 눈이 민재를 보고 있는 거예요.
세수를 해 보았지만 소용없었어요.
민재는 어쩔 줄 모르고 거실에서 왔다갔다 했어요.
배에서는 꼬르륵, 꼬르륵 난리가 났어요.
창자가 꼬이는 것처럼 아파요. 아니, 배가 고파요.
소파에 털썩 앉았어요.
베란다에 뭔가 있어요.
게임 속 대마왕이 서있는 거예요.
크크크, 웃으면서 말이에요.
“엄마야, 살려주세요!”
두 손으로 얼굴을 가리며 몸을 웅크렸어요.
“민재야, 왜 이러고 있어?”
얼굴을 들어보니 엄마와 아빠가 눈앞에 서계셨어요.
“게임도 안하고 거실에 있으면서, 엄마, 아빠 들어오는 소리도 못 들었어?”
민재는 엄마에게 와락 안겼어요.
“엄마, 게임 대마왕이… 아니 내 손이 풍선이 됐어요. 이것 봐!”엄마, 아빠 앞에 손을 쫙 펼쳤어요.
그런데 손이 아무렇지도 않아요.
“어? 이상하다!”
엄마, 아빠는 빙그레 웃으시며 들고 있던 통에서 족발을 꺼내셨어요.
“할머니가 족발 삶으셨다고 주시더라. 우리 민재 좋아한다고.”
민재는 족발 하나를 얼른 집어 들었어요.
“민재야, 게임이 그렇게 좋아?”
아빠가 물으셨어요.
민재는 족발을 먹으며 고개를 끄덕였지요.
“하지만 진짜로 민재 손이랑 눈이 그렇게 변하면 어떡하지?”
엄마가 웃으며 물어보았죠.
“그럴 리가 없어요. 하지만… 앞으로는 주말에 조금씩만 할게요. 약속해요.”
민재 말에 아빠가 엄지손가락을 치켜드셨어요.
민재는 입이랑 손이랑 기름범벅이 되면서 족발을 맛있게 먹었어요.
“동현아, 노올자!”축구공을 든 민재가 동현이네 집 앞에서 불렀어요.
“너 안 논다며?”
입을 삐죽이며 동현이가 말했어요.
“아, 그때는 내가 컴퓨터가 젤 좋은 친구인 줄 알았거든. 그런데 컴퓨터는 꼭 필요한 친구지만 너무 친하면 안 돼.”“야, 너무 친하면 안 되는 친구가 어디 있어? 컴퓨터는 친구가 아니라 물건이지.”
“맞아, 컴퓨터는 친구가 아니라 편리한 물건이지. 친구는 너지!”
“그걸 이제 알았냐? 이번 한 번 봐준다. 가서 놀자.”동현이는 공을 뺏어 들고 놀이터로 뛰어갔어요.
“야, 같이 가!”
민재도 덩달아 뛰었어요.
바람이 살랑살랑 따라갔어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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